[서울] “저는 정말 일하고 싶거든요. 그런데 장애가 있어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어요. 오늘은 꼭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지적장애 1급인 김세영(25·여)씨의 소원 1호는 ‘일자리 찾기’다. 김 씨는 취업을 희망하지만 장애인 채용 정보나 기회를 얻지 못해 구직 고민에 시달리고 있다. 김 씨는 “몸은 불편하지만 나도 일을 하고 싶다”며 느리지만 또박또박 구직 의지를 밝혔다.
김 씨 같은 장애인들의 취업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 5월 27일 서울 구로구청에서는 ‘2011 구로구 장애인취업박람회’가 열렸다. 이 날 박람회 현장에서 일자리 찾기에 여념이 없는 김 씨를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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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그나마 이런 기회라도 있어서 다행”이라며 “지자체에서 개최하는 장애인 취업 박람회가 아니고서는 일자리 구할 정보조차 구하기 힘든 게 장애인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열심히 일하려는 각오를 다져도 기회가 없어 좌절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고 토로했다.
사무직에 지원한다는 김 씨는 이력서에 ‘워드프로세서 3급 자격증 ’ 등의 자신의 능력을 또박또박 써내려가며 “이번에는 내게도 꼭 일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력서 작성을 마친 김 씨는 해맑은 얼굴로 “화이팅”을 외치며 면접장으로 향했다.
이 날 현장에서는 장애인 채용을 희망하는 26개 사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채용면접과 취업상담이 이뤄지고 있었다. 웹디자이너부터 소프트웨어 개발, 전자부품 제조, 상담원 등 직종도 비교적 다양한 편이었다.
구로구 사회복지과 장애복지팀 고문주 씨는 “구직 장애인들이 능력과 적성에 맞는 사업체에 취업할 수 있도록 장애인 채용을 희망하는 유망기업체를 모아 박람회를 열었다”며 “사회적 소외계층인 장애인 들에게 구직 기회를 열어준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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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람회를 찾은 장애인들은 접수증을 작성한 뒤 참여 사업체에 대한 자료집을 받아 구인현황과 근로조건을 확인했다. 이후 원하는 사업체에 접수증과 이력서 등을 제시하고, 개별면접을 보는 과정이 이어졌다.
1998년부터 미싱을 다뤄왔다는 지적장애 3급 원태희(31)씨는 “제조업에 취업하고 싶어 박람회를 찾았다”며 “방금 본 면접에서 내가 가진 능력과 취업 의사를 적극 표현했는데 결과가 좋을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원 씨는 “아직까지 장애인들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기회는 적은 편”이라며 “장애인들이 적극적으로 사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이 같은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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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구직 장애인들의 일자리 고민 해결에 가장 큰 도움을 준 것은 다름 아닌 참여 사업체들이었다. 박람회에 참여한 사업체들은 장애인들의 취업 상담을 도맡는 한편, 진로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주)사람인에이치알의 사원 김재원(41)씨는 “우리 회사가 장애인 채용에 나서기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전하기 위해 이번 박람회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컨설턴트 10명와 사무직 5명을 뽑을 예정이다.
김 씨는 “박람회 현장에서 면접을 보면서 장애인들의 집중력과 배려심에 감탄했다”며 “방금 면접을 본 20대 남성의 경우 컴퓨터도 능숙하게 다루고 열정도 있어서 채용을 적극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 씨에 따르면, 장애인 채용에서 눈 여겨 보는 부분은 1순위가 업무 능력, 2순위가 친화력, 3순위는 책임감이다. 김 씨는 “장애인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다보니 그들의 진가를 하나 둘 발견할 수 있었다.”며 “구직 장애인들 모두에게 좋은 소식이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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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채용면접을 본 장애인들은 추후 유선 또는 문자메시지로 결과를 통보받게 된다. 사업체 사정에 따라 1차 또는 2차 추가 면접을 진행할 수도 있다.
취업을 원하지만 기회나 정보가 부족해 일자리 찾기에 어려움을 겪었던 장애인들에게 이번 박람회가 또 하나의 기회를 열어줬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전국 곳곳에서 더 많아져 구직 장애인들의 꿈에 날개를 달아주게 되길 기대한다.
정책기자 정지은(대학생) jesther9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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