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수입차 10만대 시대를 달린다] (2부) (2) 도로 위의 공공의 적

전정섭 2011. 6. 6. 21:25

#. 스타렉스 운전자인 30대 김씨. 김씨는 최근 발생한 사고를 생각하면 속이 쓰리다. 공용주차장 앞에서 출발하는데 미끄러지면서 폭스바겐 골프 범퍼 부분을 추돌했는데 육안으로는 앞 차량의 번호판만 찌그러진 정도로 보였다. 그러나 공장에 들어간 앞 차량은 범퍼와 펜더, 휠 하부 전부 교체로 1000만원의 수리비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김씨는 쓰린 속을 달래며 다음부터 웬만하면 수입차와는 멀리 떨어져 운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동부간선도로를 이용해 출근하는 43세의 강모씨는 아침에 운전하다 화가 났다. 동부간선도로에서 용비교로 빠져나가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는데 용비교 진입램프 바로 앞에서 수입차 한 대가 막무가내로 끼어들었기 때문이다. 수입차 운전자가 10여분 동안 기다린 다른 운전자와는 달리 얌체 운전을 한 것도 화가 나지만 받으려면 받으라는 듯한 운전자의 행동에 더 열이 올랐다.

수입차들이 도로 위의 '공공의 적'이 되고 있다.

한번쯤 타고 싶고 여유가 생기면 갖고 싶은 자동차이지만 정작 도로에서는 피해야 할 존재이기 때문이다.

수입차가 도로에 많아지면서 수입차 관련 사고도 매년 늘고 있고 수입차와의 사고를 경험해 본 운전자들은 생각 이상의 대차 보상액수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사고건수 3년 새 60%, 피해금액은 90% 급증

수입차가 대중화되면서 수입차와 관련된 사고건수도 크게 늘고 있다.

자동차보험업계에 따르면 수입차 관련 사고건수는 최근 3년 새 60% 가까이 늘었다.

A보험사의 경우 지난 2008년 월평균 12만건이던 수입차 관련 사고건수가 올해는 19만건으로 58% 급증했다.

수리를 포함한 보상금액도 급증했다. 지난 2008년 월평균 310억원이던 수입차 관련 지급된 액수는 올 들어서는 580억원으로 87%나 폭증했다.

문제는 수입차와 사고가 발생하면 대차 보상금액이 상대적으로 커 보험료 할증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수입차와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대차 보상금액이 상대적으로 큰 것은 자동차 가격이 비싼 영향도 있지만 수입차를 취급하는 정비업체 수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부품 조달방식이 상대적으로 까다롭기 때문이다.

또 상대적으로 비싼 수입차 정비업체 공임과 비싼 수입차 부품값도 대차 보상금액을 키우고 있다.

수입차 관련 사고가 늘어나면서 운전자들이 대물 한도금액을 증액, 보험료 부담도 커지고 있다.

B보험사의 경우 지난 2006년 50%를 밑돌던 대물담보 1억원 비중은 2007년 66.1%, 2008년 78.1%, 2009년 84.4%로 늘어난 데 이어 2010년에는 90.3%까지 올랐다.

운전자들이 대물 한도금액을 기존 3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올릴 경우 운전자에 따라 다르지만 보험료는 1만∼2만원가량 증가한다.


■수입차 손해율 90%, 비싼 부품 공임이 주범

수입차 관련사고 빈도수가 늘면서 자동차보험업체들의 손해율도 상승세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자보 수입차 손해율은 90.8%에 달했다. 이는 2008년 76.7%에 비해 14.1%포인트나 급증한 수준이다. 지난 2007년 자보 수입차 손해율 69.3%에 비해서는 2년 새 21.5%포인트나 상승했다.

손해율이란 고객이 낸 보험료 중 보험금으로 지급되는 비율을 말한다.

지난해에 수입차 보유자들이 낸 보험료 100만원 가운데 90만800원을 수리비 또는 인적 피해보상으로 지출한 셈이다.

국산 자동차 손해율은 지난 2007년 71.6%, 2008년 69.5%, 2009년 72.9%로 수입차 손해율에 비해 20%포인트 가까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보험에서는 손해율이 70%를 넘으면 손실을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동차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손해율이 90%를 넘었다는 것은 지출금액에 비해 보험료가 저렴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도 "수입차가 사고가 났을 경우 공급한 부품이 부족해 해외에서 들여오면서 가격이 비싸지고 공임이 비싼 것이 손해율 90%를 넘기는 주요인"이라고 지적했다.

/kkskim@fnnews.com김기석 김주형기자






www.현대기아차.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