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만에 경남 하동의 쌍계사를 다시 찾았다.
봄기운이 완연한 가운데 날이화창해 그만이다.
절로 가는 발걸음이 주변에 피어난 봄꽃들 같다.
쌍계사는 두 시내가 이곳에서 만난다고 하여 이름 지어졌다.
바위에 새겨진 雙磎라는 글씨가 이를 잘 말해 준다.
오른쪽으로는石門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또 다른 바위가 있다.
두 글씨모두 고운 최치원 선생이 지팡이로 쓴 것이라고 전해진다.
이 바위를 지나 조금만 올라가면 이내쌍계사와 마주한다.
일주문의 현판을 가리고현수막이 걸려 있다.
禁亂榜(금란방)!
절집을 드나들며 이런 광경은 처음 보았다.
그런데 일주문에만 현수막이 걸려 있는 게 아니었다.
절집 문을 하나 하나 통과할 때마다 다른 현수막이 걸려 있다.
금강문에는 護戒道場(호계도량), 천왕문에는 天雨四花(천우사화)가.
왜 걸어 놓았을까,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참 궁금했다.
처음에는 현 정권에 대한 불교계의 무언의시위가아닐까 싶었다.
그러나확신할 수는 없는 일.
여행을 돌아오고 난 뒤에 쌍계사 종무소에전화를 걸어 보았다.
절집에서 어떤 큰일을 앞두고 걸어놓는방문(榜文)이라고 한다.
일종의 벽사의 의미인 셈이다.
쌍계사에서는 음력 3월 5~7일에 보살계 대법회를 여는데 그때 이런 금란방을 붙인다고 한다.
쌍계사를 찾은 날이 4월 6일이었으니 그 다음 날인 7일부터 대법회가 열렸던 것이다.
팔영루 앞쪽으로 있는동백나무의 동백꽃은 이제 절정을 지났다.
아직 붉은빛 단아한 동백꽃을 볼수 있지만 끝물이다.
대신 벚나무 고목들이 희뿌연한벚꽃을 피어 올리고 있다.
금강계단 현수막이 걸린 팔영루를 돌아가면 이제 대웅전 영역이다.
대웅전 영역
쌍계사는 크게 대웅전 영역과 금당 영역으로 구분된다.
대웅전을 바라보았을 때에 금당 영역이 왼쪽 언덕에 자리잡아 공간이 크게 구분되기 때문이다.
쌍계사는 지리산 남쪽에 위치해 지리산국립공원에 속하는 절이다.
신라 성덕왕 22년(723년)에 대비(大悲), 삼법(三法) 두 스님이 당나라 선종의 육조(六祖)인 혜능(慧能) 대사의 정상(頂相)을 모시고 와 창건하였다.(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니'정상(頂相)'은 고승의 초상화를 이르는 말이라고 하지만 여기서는두개골, 즉 머리뼈로 해석되고 있음)
신라 흥덕왕 5년(830년)에 진감 혜소(眞鑑 慧昭) 국사가 당나라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 삼법, 대비 두 스님의 옛 절터에다 육조 영당을 짓고, 절을 크게 확장하여 옥천사(玉泉寺)라고 이름 지었다.
이곳에서 진감 선사는 선(禪)과 불교 음악인 범패(梵唄)을 가르쳤다고 한다.
그 후, 정강왕 때에 옥천사 산문 밖에 두 시내가 만난다고 하여 쌍계사라는 사명(寺名)을 내렸다고 한다.
※ 위 설명은 쌍계사 입구에 있는 안내판을 기준으로 하였음
(홈페이지에서는년도 등 설명이 조금씩 상이함)
쌍계사는 국보가 한 점 있는데 그게진감선사대공탑비이다.
국보 제47호이다.
신라 정강왕이 진감 선사의 높은 도덕과 법력을 앙모하여 대사가 도를 닦은 옥천사를 쌍계사로 고친 뒤, 정강왕 2년(887년)에 건립하였다고 한다.
이 탑비는 고운 최치원 선생이 비문을 지었다고 해서 유명한 탑비이기도하다.
석탑에 불이 환히 켜졌다.
자연이 내는 아름다운 빛.
절집 마당에 목련이 만개했다.
염화미소가 이런 모습일까?
화개(花開),
세상이 어지러워도 꽃은 때를 알아 피어난다.
쌍계사는 국보도 있고 보물도 여러 점 있지만 나는 이 담장이 보물처럼 보였다.
흙담 중간 중간에 폐 기와를 넣어 무늬를 내었다.
그 폐 기와들이 모여아름다운 무늬를 만들고 꽃을 피웠다.
버려진 못생긴 기와들이작품이 되고 예술로 거듭났다.
쌍계사가 적당한규모로 단아한 맛이 풍긴다면 이 담장도 한몫을 하지않을까?
0
물고기 한 마리 물 없는하늘을 헤엄친다.
푸른 하늘을 헤엄치는 절대 자유.
어디서 불어와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바람을 만난다.
바람을 만나 줄 뿐 얽매이지 않는다.
바람을 잘 만나 주었노라고이따금 댕강댕강거렸다.
금당 영역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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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길을 통해 금당 영역으로 들어간다.
금당은 경사진 언덕 위에 자리해대웅전 영역과는 또 다른 느낌을 준다.
쌍계사(대웅전 영역을 말함)와는 다른 절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털신을 신은 스님, 운동화를 신은 스님 두 분이 금당 쪽으로 가신다.
저 스님들은 길 끝에서 무엇을 만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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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당 영역은 수도의 공간이자 꽃들의 세계인 거 같다.
매화, 목련, 산수유 등 봄꽃들이 피었다.
금당의 스님들이 꽃처럼 보였고 꽃들이 스님처럼 보였다.
불가에 귀의해 정진하는 것, 한 송이 꽃이 되기 위한 일.
문득 산수유가도를 깨쳤나?
오후의 충만한 햇빛을 받은 노란 산수유가 찬란하다.
그 환한 세상에 눈이 부실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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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금당 영역의 중심 건물인 금당이다.
금당은 육조정상탑전이라고도 하는데 당나라 선종의 6대조인 혜능 대사의 정상, 즉 두개골을 모시고 있는 건물이다.
통일신라 경애왕 때 진감 선사가 건물을 세워육조 영당이라 하였고, 후에 금당이라 불렀다고 한다.
건물 안에는 7층석탑이 있는데1800년대에 목압사의 석탑을 용담스님이옮겨 놓은 것으로 그 뒤부터 육조정상탑이 되었다.
건물 앞에는 조선시대 명필인 추사 김정희가 쓴 '육조정상탑', '세계일화조종육엽'의 현판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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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계사를 뒤로하고 화개 십리벚꽃길로나선다.
보통은 십리벚꽃길을 먼저 구경하고 쌍계사를 가는데 이번에는 반대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벚꽃길인 십리벚꽃길의 벚꽃은 얼마나 피어 있을까.
꽃망울이 터지고 있을 벚꽃보다도발걸음이 더 설레기만 하다.
2011. 4. 6
하동 쌍계사
www.shop-dwg.co.kr 구인, 구직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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