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말하기의 행복

INTERPRETATION OF STUTTERING 말더듬의 해석

INTERPRETATION OF STUTTERING

말더듬의 해석

1. 인간과 상징

인간은 상징의 동물이다. - E. 카시러

인간은 진화를 통해 상징을 획득하였고 상징은 인간의 진화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인간은 이러한 상징을 통해 문화를 만들고 사고를 혁신하게 되었다. 우리가 지금 ‘인간다움’이라고 말하는 것의 대부분은 인간이 획득한 상징을 통해 나온 것이다. 우리 인류는 이러한 상징을 위해 진화하여 왔다. 그 예로 현 인류의 후두는 다른 동물의 후두에 비해 질식할 위험을 더 높이지만 다양한 발성이 가능토록 해준다. 인류는 진화로 인해 대개의 경우 별다른 노력 없이 상징을 획득한다. 인류와 상징은 아직 이러한 진화의 과정에 있으며 그것은 ‘사랑니’가 증명해준다. 물론 이러한 생각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며 인간과 상징을 한데 묶기 위한 억지스런 설명일 수 있다. 그리고 굳이 상징이라는 말로 표현된 것은 언어 또는 기호라는 말로 바꾸어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저 새의 한 종류일 뿐인 ‘비둘기’를 보고 읽으며 자연스레 ‘평화’를 떠올리는 것처럼 인간에게 상징은 진화를 통해 이미 그 탄생 안에서 주어진 것이며 그 자체로서 인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심지어는 미래까지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과 상징은 절대로 떨어뜨려놓고 생각되어질 수 없는 것이다.

상징에는 진화의 과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어떤 상징은 종교를 보여주고 어떤 상징은 문화를 보여준다. 또 어떤 상징은 국가 혹은 집단을 보여주고 어떤 상징은 우리 자신을 보여준다. 우리가 사용하는 상징에는 현재 뿐 아니라 과거가 동시에 존재한다. 인간이 사용한 언어는 처음에는 그것이 단순히 기호였을 것이나 최근에는 상징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는 인간의 역사가 쌓여진 결과이며 그로 인해 언어는 점점 모호하고 다중적인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이제 문자 그대로의 언어 사용은 오해를 막아야 하는 특정 상황에서만 이루어지는 것 같다. 비록 인류는 그 진화의 과정에서 더 효율적인 정보의 처리를 위해 의식과 무의식을 만들어내었지만 프로이드 이후 우리는 무의식속의 상징을 해석함으로서 상징의 세계에서 상징을 통해 끊임없이 의미를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 이건 아마도 우리 인류가 언어를 그저 기호로만 쓰던 과거에 비해서 좀 더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것일 게다.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감각을 통해 받아들이게 된다. 감각은 받아들이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며 우리는 각기 다른 ‘(선천적이며 후천적인)해석기’를 통해 감각들을 종합하고 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세상을 받아들이게 된다. 세상은 그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해석을 통해 인식되고 존재하는 것이다. 내가 세상을 상징적인 것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우리가 바로 이러한 해석을 통해서만 세상을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이 우리의 해석과는 별개로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우리에게 세상은 그저 우리의 ‘해석기’를 통해 인식되는 상징일 뿐이다. ‘태극기’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를 상징하는 것처럼 광고에 나오는 수많은 로고들은 각 기업들을 상징한다. 수많은 매체들을 통해 쏟아져 나오는 수없이 많은 상징들 속에서 우리는 상징을 소비하고 의미를 찾아내며 살고 있다. 이러한 상징들은 시간을 통해 다른 부가적인 의미와 이미지들을 첨가시키게 되었다. ‘명품’은 그 자체로 상징적인 의미가 되었고 - 나는 잘 모르겠지만 - 이런 ‘명품’을 사는 이들에게 ‘명품’을 사는 것은 그저 ‘명품’을 사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는 상징적인 행동일 게다. ‘반지의 제왕’의 절대 반지, ‘마스크’의 마스크, 그리고 우리 드라마에서 자주 나오는 술 마시는 것이나 사진을 태우는 행동처럼 특정 사물이나 동물 뿐 아니라 특정 행동도 상징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미드에 자주 나오는 9.11이나 OJ 심슨 사건처럼 어떤 사건도 하나의 상징이 될 수 있다. 또한 영화나 소설에서 인용한 미니홈피의 문구는 그 자체로서가 아니라 그 문구를 홈피 주인의 상황이나 마음 상태에 투영해봄으로서 진정한 의미를 가지는 상징으로서 확장된다. 저녁 6시 이후에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은, 매번 지각하다가 일찍 출근하는 것은, 무관심하던 남편이 갑자기 청소를 돕고 설거지를 하는 것은 그저 그 행동이 아니라 그 이면의 변화를 짐작케하는 상징적인 행동들이다. 이처럼 상징은 사물과 사건을 포함한 세상 전부이며 우리 역시 타인에게는 상징으로서 존재하게 된다.

우리는 진화의 과정 안에서 상징의 세계 속에 살고 있다. 그리고 이 세계는 상징의 해석을 통해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의미를 더해가는 세계이다.






http://cafe.naver.com/stammer 언어치료